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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아킬레스건 다친 이야기 3-38일 버티기
부상부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붓기가 빠지면서 파열된 힘줄 끝단의 함몰부위는 명확해져 가고 함몰 간격은 약간 더 넓어진 듯 합니다. 일반적인 부상과는 달리 시간이 지나가도 보행상의 호전은 없이 여전히 절룩거리며 걷고 있습니다. 다만 이에 적응해 갈 따름입니다.
부상당한 날로부터 38일 후에 있는 심사일까지 버티기로 마음먹은 이상 이를 감당해 가는 일은 몹시도 고달픕니다. 곁에 치료장비가 있어 스스로 보존적인 자가치료를 해보지만 궁극적인 치료가 아니므로 크게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절친인 대학병원 정형외과교수와 상의해봐도 미친 짓이니 바로 수술날짜 잡아준다며 하루 빨리 수술하라고 호통칩니다. 손상된 힘줄부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탄력도 떨어지는 섬유화가 진행되어가고 지속 방치하면 할수록 혈액공급이 어렵다보니 조직괴사도 발생될 수 있습니다. 급성기 수술보다 지연 후 수술시 봉합부위가 훨씬 더디게 아물고, 제거해야할 손상조직들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 힘줄 길이를 늘리려 VY연장술 등을 추가로 해서 힘줄봉합술을 해야하므로 수술범위가 훨씬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협박과도 같은 의학적 사실이 5월6일 6단심사보는 그날까지 38일을 버티는 이 무모한 도전에 심적 압박을 가중시킵니다. 더군다나 끊어진 아킬레스건으로 심사대비 수련을 해야하는 심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럽고 참담합니다. 절룩거리면서 진료실을 오가며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스트레스도 감당해야 하고, 가족에게는 별 부상 아닌 것처럼 보이면서 얼버무립니다. 바로 수술을 해버렸으면 쉽게 넘길 수 있는 일인데 아킬레스건이 파열된 상태에서, 이리 힘겹게 버텨야 할 기나긴 나날들을 감당하면서까지 합격보장도 없는 승단심사를 도대체 왜 보겠다는 건지... 이 무모한 도전을 왜 하려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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