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시바...
명색이 병의원 원장이 선택한 제목이 아이 시바가 뭡니까... 라는 생각에 클릭하도록 낚시질한 것 같기도 한 제목이네요.
낚였군요. ㅎㅎ
지난 12월20일 산책하다가 발견해 데려온 생후 4개월 정도로 추정되는 아이 시바견을 계속 보살피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좌측 앞발등에 다발성 골절(좌측 앞발 2,3,4,5번째 중족골골절)이 된 상태로 버려진 아이었습니다.
관계기관의 실종동물 명부에도 없고 인적이 드문 매우 외진 곳에서 발견된 까닭에 유기견으로 추정해봅니다.
동물보호센터에 맡길까 고민도 해봤지만 보편적으로 공립보호소에서 구조된 유기동물은 10일정도 공고기간을 가지며 이때 입양되지 못하면 진정제와 심정지약 주사를 맞고 5분 안에 숨을 거두는 안락사 위기에 처해지게 됩니다. 최근 한해에 대략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2019년엔 안락사 조치된 유기동물만 한국에서 3만마리에 이른다고 하네요. 이러니 무턱대고 동물보호센터에 이 가련한 아이 시바를 맡길 순 없습니다.
지금 우리집은 3마리의 개딸들로 난장판이 되어갑니다. 기존에 키우던 반려견인 시츄 인정이와 마티즈 다정이가 굴러온 돌과도 같은 아이 시바견에게 텃새를 부리며 신경전이 자주 벌어지곤 합니다. 하지만 체급에서 열세인 기존의 두마리 딸들은 아이 시바를 피해다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선지 식사를 거를 때도 자주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전날 아이 시바의 기브스가 돌아가면서 움직인 탓에 사람으로 치면 정강이 부위에 기브스 마찰로 인해 패인 상처가 발생했습니다. 제 불찰입니다. 자주 체크하고 보다 단단히 기브스를 묶어 주었어야 했는데... ㅠㅠ 항생제 투여가 필요할 것 같고 골절부위 엑스레이 경과관찰도 할겸 새해 첫날부터 동물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상처부위는 생각보다 깊어 매일 두세번씩 소독을 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엑스레이 사진은 경과가 무척 좋아 보였습니다. 골진(가골, callus)도 많이 생겼고, 무엇보다 골절부위의 정렬이 좋아져 있었습니다. 이정도면 상처처치와 마찰방지를 위해 기브스를 푸는 것이 더 나을 거라는 판단에 수의사님과 상의 후 기브스를 제거했습니다.
다른 곳에 보내더라도 우선 골절과 상처가 완치된 후여야 입양받을 분들께 대한 예의일 것 같습니다.
어서 빨리 온전한 상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노라 다짐해봅니다.
헌데 말입니다. 아이 시바가 자꾸 정이 가네요. 이러면 골치 아파지는데...
아무튼 반려동물들을 더이상 유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불어 아이 시바가 좋은 주인을 만나기를 새해의 첫 소망으로 삼겠습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appy New Year !!
발견된 장소에 있는 아이 시바
발견된 장소에서 산책중인 가족과 아이 시바
발견 당일 동물병원에서 내 품에 안긴 아이 시바
발견 당일(12월20일) 촬영한 엑스레이 사진
발견 당일 병원 진료 후 집에 데려와서 한컷
새해 첫날 경과관찰로 찍은 엑스레이
- 골절 부위 정렬이 많이 개선되고 가골형성진행중
새해 첫날 상처부위 소독 및 기브스제거 후 아이 시바